“한밤중에 목이 말라 냉장고를 열어보니~ 한귀퉁이에 고등어가 소금에 절여져 있네~ 내일 아침이면 고등어구이를 먹을 수 있네~~” 고등어 하면 떠오르는 게 〈어머니와 고등어〉라는 노래와 안동 간고등어다. 바다도 아닌 내륙지방 경북 안동의 특산물로 간고등어가 유명해진 이유는 뭘까. 그 탄생 배경이 흥미롭다.

바다와 멀리 떨어져 있는 안동에서 생선은 귀했다. 고등어 맛을 보려면 가장 가까운 영덕이나 포항 등에서 사 와야 했다. 문제는 운송이었다. 영덕에서 안동까지는 80㎞(200리). 지금은 자동차로 1시간이면 갈 수 있는 거리지만 과거엔 걸어서 꼬박 이틀이 걸렸다. 우마차를 이용해 이른 새벽 영덕을 출발하면 해질녘 청송군 진보면 신촌마을에 도착했다. 여기서 하루를 묵고 다음날 다시 출발하면 곧 안동에서 반나절 거리인 임동면 챗거리장터에 이르게 된다. 챗거리장터에 도착할 때쯤이면 고등어 내장이 상하기 시작한다. 여기서 고등어의 배를 갈라 내장을 빼고 소금을 뿌려 상하는 것을 막았다. 말 그대로 염장을 지르는 것이다.

궁여지책으로 썩는 것을 막기 위해 소금을 뿌린 고등어는 날것과는 다른 맛이 있었다. 영덕에서 챗거리장터까지 오는 동안 고등어가 먹기 딱 좋은 상태로 변하고 상하기 직전에 소금을 뿌린 뒤 안동까지 가다보면 간이 배어 가장 맛있는 간고등어가 됐다는 것.

짭조름한 안동 간고등어는 이렇게 탄생했다. 교통 여건이 안 좋았던 안동의 지리적 조건이 가져다준 선물일지도 모른다. 아는 사람만 먹었던 지역음식 간고등어가 상품으로 나오면서 알려진 것은 1999년. 푸른생선이 몸에 좋다는 건강바람과 진공포장법의 개발로 홈쇼핑에서 불티나게 판매되면서 유명해졌다.

보통 고등어 두마리를 묶은 것을 ‘한손’이라 한다. 한손은 그야말로 한손에 잡을 수 있을 만큼의 크기를 말한다. 간고등어 한손은 겉손과 속손으로 구분하는데, 속손이 겉손보다 약간 작다. 겉손의 아가미에 속손이 쏙 들어가게 하기 위해서다. 유교적 전통이 강한 안동에서는 더 굵은 겉손은 어른이, 속손은 아랫사람이 먹었다고 한다.